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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섬김이 작성일 26-01-31 14:35 조회 40회본문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이 “빨리빨리”라고 합니다. “빨리빨리” 문화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만큼 우리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민족이며, 그 부지런함이 전 세계가 주목한 ‘한강의 기적’을 이루게 한 동력 중 하나입니다. 저 또한 성격이 급한 편이라 무엇이든 신속하게 처리해야 속이 시원합니다. 아마 아내가 저와 함께 살면서 많이 힘들었을 것입니다.
특히 그런 성격이 운전할 때 잘 드러납니다. 젊은 시절엔 신호는 잘 지켰지만, 가끔은 과속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교통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이제는 규정 속도를 지키며 운전합니다. 왜냐하면 과속하면 연비가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15년 전 울산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차량이 많지 않았습니다. 출퇴근 시간이 아니면 대부분의 신호를 한 번에 통과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차량이 많아 한 번에 지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택이 복산동에 있기 때문에 번영로를 하루에도 여러 번 오갑니다. ‘예술회관 사거리’나 ‘복산교차로’에서 좌회전할 때 신호 한 번에 통과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가끔은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출발하지 않는 차량이 있어 답답해질 때가 있습니다. 아마 신호 대기 중에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경우가 많겠지요. 그럴 때 저는 속으로 “하나, 둘”을 세고 나서 경적을 한 번 울립니다. 사람마다 운전 실력이 다르기 때문에 교차로를 느리게 통과하는 차량을 보면 ‘조금만 더 빨리 가면 몇 대는 더 지나갈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느 날 저녁, 교회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복산교차로 좌회전 대기 줄이 길어 신호 한 번에 통과하려고 서두르던 제게 아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여유를 가지세요. 집에 누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닌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집에 누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저 습관적으로 서두르고 있는 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조급함은 마음에 긴장을 일으키고, 때로는 관계의 갈등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반대로 여유는 마음의 평안을 주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힘을 줍니다. 속담에 ‘번갯불에 콩 볶아 먹으려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쓸 수는 없습니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처럼, 여유는 우리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이웃을 향한 배려로 이어집니다. 오늘 하루,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 보십시오. “여유를 가져라.”
“마음이 조급한 자는 미련함을 나타내느니라”(잠언14:29).
노민석목사(헤리티지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