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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섬김이 작성일 24-11-08 19:25 조회 219회본문
초등학교 시절, 사실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국민학교’였습니다. 일 년에 두 번 봄, 가을에 소풍이 있었습니다. 소풍(逍風)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야외에 나갔다 오는 일’을 말합니다. 소풍을 손꼽아 기다렸던 이유는 김밥이랑 맛있는 간식을 먹을 수 있고, 용돈을 받아 군것질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누나와 형이 소풍을 가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에 나도 얼른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소풍을 가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시절은 부모님이랑 여행을 가던 시절도 아니었고, 군것질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시절도 아니었습니다. 소풍이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날이었습니다.
드디어 1976년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첫 봄 소풍, 얼마나 기대가 되고 기다려지든지 밤잠을 설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비가 오면 소풍이 취소된다’는 말을 듣고 소풍을 하루 앞두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내일 맑은 날씨를 주세요. 저의 첫 소풍입니다.” 그것도 부족해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우리 집에서 바라보이는 앞산인 화왕산 머리에 붉은 태양이 떠 있는 그림말입니다. 그러고는 장독대에 올려놓고 잠을 잤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니 붉은 태양이 산 위에서 저를 향하여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첫 소풍은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기대가 되었던 바로 그 소풍이 우리 헤리티지 교회의 주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봅니다. 어린 시절 소풍을 기다리듯이 주일을 기다리는 교회, 해맑은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주일을 기다리는 성도, 어린 시절 추억으로 남아 있는 소풍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주일이 되었으면 합니다. 예배 후 함께하는 식탁공동체는 우리 헤리티지 교회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최선을 다하여 주일마다 영의 양식을 준비하고 저의 아내는 주일마다 맛있는 육의 양식을 준비합니다. 헤리티지 교회가 함께 하는 소풍을 위해서 말입니다.
주일만이 아니라,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신 여러분의 일상의 삶이 소풍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라는 시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 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헤리티지 교회에서 함께 하는 소풍 같은 주일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노민석목사(헤리티지교회 담임목사)

